그래, 예를 들어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던가, 직장이 같다던가, 우리처럼 이웃 사촌이라던가... 의식하지 않아도. 오히려 만나고 싶지 않아도 만나게 되는 우연한 만남 속의 필연적인 연결고리 말이야. 이 세상엔 셀 수 없을 만큼 수많은 남자와 여자가 있잖아. 이른바 적령기의 남녀가 말야. 그런데 만날 수 있는 건. 내경우엔.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잖아. 설령 만났다고 하더라도 스쳐지나가는 걸로 말도 못 붙이고 끝나는 경우도 있고. 만약에 이 세상의 모든 남자와 만날 수 있다면 나라도 100% 흠뻑 빠지는 남자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아니, 있을 거야. 반드시 있어. 하지만 실제로 만났던 정말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의 남자들 중에는 99%만 빠지는 남자 밖에 없다면 난 분명히 그 99%만 빠지는 남자와 사귈 거야. 이해 돼?
뭐 대충요.
그거 좀 그렇지? 정말 사소한 만남만 있다면, 연결 고리만 있다면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100%의 남자와 이어졌을 지도 모르는데 말야.
그럴까요?
어?
만나지 못 했다는 건 100%가 아니라는 거잖아요. 만약에 이 세상 모든 남자들 중에 당신에게 100% 훔뻑 빠질 남자가 있더라도. 있다고 쳐요. 그래도 만나지 못 했다는 건, 연결 고리가 아무것도 없었다는 건 그건 결국 99%이지 100%는 아니란 거잖아요. 아무리 사소한 만남이라도, 연결 고리라 해도 그 자체가 바로 남은 1%가 되는 거예요. 역시 전 4차원이 아니라 지구 뒷편이 아니라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100%의 상대가 있다고 믿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