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sangamdang, Hongdae
@ Hapjeong Stn.
정확히 말하자면 서체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 디자인에 대한 태도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다지 학제적인 접근도 아니고, 어려운 이야기도 아니다(디자인이란 개념 자체가 학문이라기 보다 기능에 가깝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지 디자인을 하면서 어떤 고민이나 사고과정 없이 그저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상투적인 작업을 반복하고 있는 '태도'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일어서이다. 한참이나 오래전부터 있었던 이 역시 상투적인 이야기이지만, 여전히 눈엣가시처럼 아른거리는 것에 대한 불만의 토로이다.
대학 때 배웠던 '좋은' 폰트들이 어디에 어떤 경우에라도 '좋은' 폰트로 작용을 할 거라는 맹신 혹은 무지에 대해 당당한 디자이너 또는 전공자들을 볼 때마다 나는 항상 불만에 가득 차곤 한다. 그들은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알량한 자만감으로 폰트의 '좋고' '나쁨'을 구분하고 헬베티카, 개러몽, 타임즈 로만 등 전통적인 서체들이나 기능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딘 서체 등 특정 몇몇 서체만을 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미 오래전부터 기능주의적인 디자인보다는 좀 더 새롭고 다양한 관점의 디자인이 힘을 얻고 있었고, 이러한 시점에서 더는 기능에 초점을 맞춰 서체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음은 당연한 듯 해 보인다. 딩벳 폰트를 사용한 포스터, 본문용 서체로 타입라이트나 OCR 같은 서체의 활용, 메타 폰트 같은 손글씨 요소를 차용한 서체의 등장 등 다양한 새로운 방향이 이미 제시되었고, 국내에서도 디자인에 잘 사용하지 않았던 굴림체를 활용한 디자인이나, 한글 레터링, 개인 디자이너들의 대안적 서체들의 제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서체에 대한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고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이나 좁게는 쉽게 지나가는 유행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생각을 해본다면 (물론 무작정 유행을 좇는 작업 또한 당연히 배제돼야 할 태도임은 분명하지만) 관습적인 서체 선택이나 사용이 얼마나 멍청하고 심미적이지 못한 일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태도가 얼마나 게으르고 무책임한지. 깨닿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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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레이아웃, 색, 타이포그래피가 아니라 내용과 기획력이다.